심슨의 역설 사례, 합격률 뒤집힘
학과별 합격률과 전체 합격률은 왜 다르게 보일까요?
심슨의 역설은 하위 집단에서 관찰된 비교 방향이 자료를 합쳤을 때 약해지거나 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스탠퍼드 철학 백과의 설명처럼, 전체 자료의 연관성과 집단별 연관성이 충돌할 수 있으므로 어떤 변수를 기준으로 자료를 묶었는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계산이 틀려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서로 다른 구성 비율이 전체 결과에 반영된 것입니다.
가상의 대학에 합격하기 어려운 A학과와 비교적 합격하기 쉬운 B학과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표의 행은 학과와 성별 조합으로 나누고, 열에는 합격자 수·지원자 수·합격률을 서로 겹치지 않게 배치했습니다. 각 학과 안에서는 남성 지원자의 합격률이 더 높지만, 남성은 A학과에, 여성은 B학과에 훨씬 많이 지원한 상황입니다. 실제 대학이나 특정 집단을 설명하는 자료는 아닙니다.
| 지원 학과 | 지원자 성별 | 합격자 수 | 지원자 수 | 학과별 합격률 |
|---|---|---|---|---|
| A학과 | 남성 | 20명 | 100명 | 20% |
| A학과 | 여성 | 3명 | 20명 | 15% |
| B학과 | 남성 | 18명 | 20명 | 90% |
| B학과 | 여성 | 80명 | 100명 | 80% |
A학과에서는 남성 20%, 여성 15%이고 B학과에서는 남성 90%, 여성 80%입니다. 같은 학과끼리 비교하면 남성 합격률이 각각 5%포인트와 10%포인트 높습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전체 결과도 같은 방향일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습니다.
자료를 합치면 합격률은 어떻게 뒤집힐까요?
전체 합격률은 학과별 합격률 두 개를 더해 2로 나눈 단순 평균이 아닙니다. 성별로 합격자 수와 지원자 수를 각각 합산한 다음, 합격자 합계를 지원자 합계로 나누어야 합니다. 실제로 원자료 옆에 계산 칸을 두고 남성의 두 행과 여성의 두 행을 차례로 합친다고 생각하면 뒤집힘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 지원자 성별 | 전체 합격자 수 | 전체 지원자 수 | 전체 합격률 |
|---|---|---|---|
| 남성 | 38명 | 120명 | 약 31.7% |
| 여성 | 83명 | 120명 | 약 69.2% |
남성은 20명과 18명을 합친 38명을 120명으로 나누어 약 31.7%가 됩니다. 여성은 3명과 80명을 합친 83명을 120명으로 나누어 약 69.2%입니다. 학과별 비교에서는 남성이 앞섰지만 전체 비교에서는 여성이 약 37.5%포인트 앞섭니다. 하위 집단마다 성립한 방향이 전체 통계에서 반대로 나타난 것입니다.
전체 지원자 수가 남녀 모두 120명이라는 점은 뒤집힘을 막아 주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120명이 난이도가 다른 두 학과에 어떻게 배분되었느냐입니다. 남성 지원자 중 100명은 합격률이 낮은 A학과에 지원했고, 여성 지원자 중 100명은 합격률이 높은 B학과에 지원했습니다.
구성 비율과 가중평균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남성 전체 합격률에서는 A학과 합격률 20%가 100명분, B학과 합격률 90%가 20명분 반영됩니다. 여성 전체 합격률에서는 A학과 15%가 20명분, B학과 80%가 100명분 반영됩니다. 남녀에게 서로 다른 가중치가 적용된 셈입니다. 합격하기 쉬운 학과에 지원한 비중이 큰 여성의 전체 합격률이 높아진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 수치는 ‘이 대학에 지원한 남녀 전체가 얻은 결과’를 요약하고, 학과별 수치는 ‘같은 학과에 지원한 남녀의 결과’를 비교합니다. 두 값이 답하는 질문부터 다릅니다. 어느 하나가 거짓인 것이 아니라 분석 단위와 분모의 구성이 다르므로 해석 범위를 구분해야 합니다.
이 표만으로 성별이 합격 여부의 원인이라거나 차별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지원 동기, 전형 방식, 지원 자격, 세부 전공처럼 표에 없는 요인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대학 입학 자료에서 집계 결과와 학과별 결과의 차이를 분석한 버클리 연구 역시 학과 선택과 입학 구조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대표 사례를 제공합니다.
실제 통계를 읽을 때 무엇을 점검해야 할까요?
뉴스나 보고서에서 전체 비율 차이를 발견했다면 백분율만 옮겨 적지 말고 분자와 분모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지역별 건강 지표라면 연령 구성, 병원별 치료 성과라면 환자의 중증도, 학교 평균 점수라면 학년이나 선택 과목 구성이 전체값을 바꿀 수 있습니다. 원자료를 의미 있는 범주로 나누어 각 행의 비율을 다시 계산하고, 같은 자료를 합쳤을 때 비교 방향이 유지되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방향이 달라졌다면 집단 구성을 가른 변수가 무엇인지 묻습니다. 그 변수가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앞서는지, 비교 대상과 결과 양쪽에 관련되는지, 분석 질문에 필요한 조정 변수인지도 따져야 합니다. 이런 검토가 있어야 단순한 숫자 차이를 원인으로 오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자료를 잘게 나눈다고 언제나 더 정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과와 원인의 영향을 함께 받는 변수를 조건으로 삼으면 콜라이더 편향이 생길 수 있고, 분석 대상이 특정 조건을 충족한 사람에게만 제한되면 선택 편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분류 기준은 뒤집힘을 찾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조사 설계와 분석 목적에 따라 정해야 할 판단 대상입니다.
합격률에서 어떤 결론까지 말할 수 있을까요?
전체 합격률은 조직 전체의 결과를 요약하는 데 유용하고, 학과별 합격률은 같은 학과 안의 집단을 비교하는 데 알맞습니다. 전체 표만 보고 개인의 합격 가능성이나 집단 차이의 원인을 설명해서는 안 되며, 학과별 표만 보고 대학 전체에서 실제로 발생한 결과를 지워서도 곤란합니다.
심슨의 역설이 주는 교훈은 숫자를 무조건 의심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비율의 분모가 누구로 구성되었는지, 각 하위 집단에 어떤 가중치가 붙었는지, 현재 수치가 정확히 어떤 질문에 답하는지를 함께 읽으라는 뜻에 가깝습니다. 통계는 공식을 외우는 과목이라기보다 생활 속 숫자의 의미와 한계를 판단하는 도구입니다.
참고 자료
심슨의 역설의 정의와 집계 자료 해석 원칙은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Simpson’s Paradox를 참고했습니다.
대학 입학 자료에서 집계 결과와 학과별 결과가 달라지는 실제 분석 사례는 Bickel, Hammel, O’Connell의 논문 Sex Bias in Graduate Admissions: Data from Berkeley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