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관리 경험

업무를 완료 기준으로 적지 않았을 때 생긴 문제

기록하는직장인 2026. 2. 18. 19:11
반응형

매일 업무 일지를 쓰면서 한 가지 습관이 있었다. "보고서 작성", "데이터 정리", "회의 준비" 이런 식으로 적는 것이다. 언뜻 보면 문제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게 큰 문제였다. 언제 끝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이 오늘 끝날 일인지, 3일 걸릴 일인지 구분이 안 됐다. 이 문제를 깨닫고 적는 방식을 바꾼 후 업무 관리가 완전히 달라졌다.

기존 방식 개선 방식 차이점
보고서 작성 보고서 초안 완성 명확한 종료 시점
데이터 정리 11월 매출 데이터 엑셀 정리 완료 구체적 범위 지정
회의 준비 화요일 회의 자료 3페이지 작성 측정 가능한 결과물

1. 문제를 발견한 계기

12월 초, 한 주를 마무리하면서 지난주 업무 일지를 다시 봤다. 그런데 월요일에 적은 "보고서 작성"이 화요일에도 있고, 수요일에도 있었다. 같은 보고서를 3일 연속 작성했다는 뜻인데, 실제로는 월요일에 시작해서 수요일에 끝낸 것이었다.

실제 기록 예시 (12월 2일~4일)
12월 2일(월): 보고서 작성, 이메일 확인, 회의 참석
12월 3일(화): 보고서 작성, 데이터 정리, 자료 검토
12월 4일(수): 보고서 작성, 회의 준비, 파일 공유
→ 보고서가 3일에 걸쳐 진행됐는데, 기록만 보면 매일 다른 일을 한 것처럼 보임

이 기록으로는 실제로 무엇을 완료했는지 알 수 없었다. "보고서 작성"이라는 항목만 있을 뿐, 월요일에 얼마나 진행했고 화요일에 무엇을 더했는지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 주간 보고를 쓸 때도 "이번 주에 뭐 했지?"라는 질문에 명확히 답하기 어려웠다.

2. '완료' 기준이 없으면 생기는 문제들

업무를 진행형으로만 적으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긴다.

① 성취감이 없다
하루 종료 시점에 "오늘 뭘 끝냈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 "보고서 작업은 했는데 끝낸 건 아니고..." 이런 애매한 상태가 계속된다. 일은 했는데 끝낸 게 없는 느낌.

② 진행 상황 파악이 안 된다
"보고서 작성"이 80% 완료인지, 20% 완료인지 알 수 없다. 상사가 "진행 상황 어때?"라고 물으면 "작업 중입니다"라는 애매한 답변만 할 수 있다.

③ 우선순위 판단이 어렵다
"보고서 작성"과 "데이터 정리" 중 어떤 게 더 급한지 판단할 기준이 없다. 둘 다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결국 감으로 일의 순서를 정하게 된다.

특히 세 번째 문제가 심각했다. 오전에 "보고서 작성"을 하다가 "데이터 정리"로 넘어가고, 다시 "회의 준비"를 하다가 "이메일 확인"을 하는 식으로 업무가 파편화됐다. 어떤 것도 완료되지 않은 채 하루가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3. 완료 기준을 명확히 하는 방법

문제를 인식한 후, 업무를 적는 방식을 바꿨다. 핵심은 "오늘 끝낼 수 있는 단위로 쪼개기"였다.

애매한 표현 완료 기준이 명확한 표현
보고서 작성 보고서 1차 초안 3페이지 작성 완료
데이터 정리 11월 매출 데이터 엑셀 입력 및 합계 계산
회의 준비 내일 회의용 PPT 슬라이드 5장 완성
이메일 확인 미답변 이메일 10건 답장 완료
자료 검토 계약서 A, B 검토 후 수정 사항 정리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한다 (11월 데이터, PPT 5장 등). 둘째, 완료 상태를 명시한다 (작성 완료, 답장 완료 등). 셋째, 측정 가능한 단위로 표현한다 (3페이지, 10건 등).

4. 2주간 적용한 실제 사례

12월 9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이 방식으로 업무를 기록했다. 아래는 실제 기록 중 일부다.

12월 9일(월)
✅ 주간 보고서 초안 2페이지 작성 완료
✅ 11월 매출 데이터 엑셀 정리 완료 (A~D열)
✅ 내일 회의용 자료 3건 출력 및 제본

12월 10일(화)
✅ 주간 보고서 최종본 작성 및 팀장 전달
⏸ 신규 프로젝트 기획안 1차 아이디어 정리 (50% 진행)
✅ 미답변 이메일 7건 답장 완료

보다시피 체크박스(✅)를 사용해서 완료 여부를 명확히 했다. 완료되지 않은 건 ⏸ 표시를 하고 진행률을 적었다. 이렇게 하니 하루 종료 시점에 "오늘 뭘 끝냈는지"가 한눈에 보였다.

5. 변화: 업무 속도와 집중도 향상

완료 기준을 명확히 하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겼다. 업무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오늘 이걸 끝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니, 불필요한 완벽주의가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보고서 작성"이라고만 적으면 "완벽하게 써야지"라는 생각에 2~3시간을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보고서 초안 3페이지 완성"이라고 적으면, "일단 3페이지만 채우자"는 명확한 목표가 생겼다.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완료하고, 나중에 수정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측정 항목 기존 방식 완료 기준 명확화 후
하루 평균 완료 작업 2~3건 4~5건
업무 전환 횟수 7~10회 3~5회
하루 종료 시 성취감 낮음 높음

▲ 개인 업무 기록 비교, 2024년 11월 vs 12월

6. 큰 프로젝트는 어떻게 쪼갤 것인가

문제는 큰 프로젝트였다. "신규 시스템 도입 프로젝트"처럼 3개월 걸리는 일은 하루 단위로 쪼개기 어려웠다. 이럴 때는 마일스톤을 설정하고, 각 마일스톤을 다시 주 단위 → 일 단위로 쪼갰다.

큰 프로젝트 쪼개기 예시

전체 목표: 신규 재고 관리 시스템 도입 (3개월)

1단계 (1개월): 현황 조사 및 요구사항 정리
→ 1주차: 기존 시스템 문제점 20개 리스트업
→ 2주차: 타 부서 인터뷰 5건 완료
→ 오늘: 인터뷰 질문지 초안 작성 (10개 질문)

2단계 (1개월): 시스템 선정 및 계약
3단계 (1개월): 시스템 구축 및 테스트

이렇게 쪼개니 "오늘은 인터뷰 질문지 10개 작성"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생겼다. 큰 프로젝트도 결국 작은 완료의 연속이라는 걸 깨달았다.

7. 동료와의 협업에서도 효과

완료 기준을 명확히 하니 동료와의 협업도 수월해졌다. 슬랙에서 "보고서 작업 중입니다"라고 하면 동료는 "언제 끝나나요?"라고 다시 물어봐야 했다. 하지만 "보고서 초안 오늘 오후 3시까지 완료 예정"이라고 하면 추가 질문이 필요 없었다.

팀 회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주에 뭐 했어요?"라는 질문에 "계약서 A, B 검토 완료했고, 매출 보고서 초안 작성했습니다"라고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여러 가지 작업 진행했습니다"라는 애매한 답변밖에 할 수 없었다.

8. 주의할 점: 완벽주의 함정

완료 기준을 정하면서 조심해야 할 점도 있다. 바로 완벽하게 끝내려는 욕심이다. "보고서 초안 3페이지"라고 적었는데, "초안이 아니라 완성본으로 만들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 완벽주의 함정 사례
12월 11일 - "PPT 5장 완성"을 목표로 잡았는데,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3시간을 더 썼다. 결국 5장은 완성했지만 다른 업무를 못 했다. "완성"의 기준을 8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부터는 "완료"를 "80% 수준의 완성"으로 정의했다. 초안, 1차 작성, 기본 완성 등의 표현을 써서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명시했다. 나중에 수정하면 되니까.

9. 업무 일지 작성 시간도 단축

예상치 못한 부수 효과도 있었다. 업무 일지를 쓰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이전에는 퇴근 전 "오늘 뭐 했지?"를 떠올리며 10~15분을 썼다. 하지만 완료 기준을 적어두니 아침에 적은 목록에 체크만 하면 됐다. 5분이면 끝났다.

  • 업무는 "완료 가능한 최소 단위"로 쪼개서 적기
  • "작성", "정리", "확인" 같은 모호한 동사 피하기
  • 구체적 범위와 측정 가능한 단위 명시
  • 완료 기준은 80% 수준으로 설정 (완벽주의 방지)
  • 큰 프로젝트는 마일스톤 → 주 단위 → 일 단위로 분해
  • 매일 아침 오늘의 완료 목표 3개 먼저 적기

업무를 완료 기준으로 적는 것은 단순한 표현 방식의 변화가 아니었다.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습관이었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끝낼 것인가"를 먼저 정하니, 하루가 훨씬 명확해졌다. 성취감도 높아졌고, 업무 보고도 쉬워졌다. 작은 변화였지만, 효과는 컸다.